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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年8月

詩:나들이

자외선차단크림을 바르고

모자와 양산도 챙겨서

몇달 만에 전철역으로 향하네

전철 창밖으로 빗줄기가 흘러내리고 

마스크를 쓰지 않은 젊은 여자가

창밖으로 시선을 돌리네

장마철엔 작은 수국꽃이 그려진

면마스크가 어울리지 그럼그럼

목적지에 도착하니

거짓말처럼 비가 걷히고

수백년 된 큰 절의 단풍나무에 꽃이 피었네

연못에 거북이 한 마리 얼굴을 빼꼼 내밀고

바람소리를 느끼고

웃음소리를 듣고

사람을 만나고

단풍나무 꽃 아래서

좀 쉬었다 가자구 그럼그럼

2020년 6월

(컴퓨터를 정리하다 2020년 6월경에 쓴 것으로 보이는 시를 발견, 수정해 올림. 몇달 만에 전철을 탔을 때의 생경한 풍경이 눈에 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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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산책

한번도 가 보지 않은 길

평소 나니는 길과는 반대편 좁은 산책로 

코로나로 봉쇄된 시간을 

짊어지고 길을 걷는다

거북이가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반가워 고마워 심심하진 않았니?

내가 가지 않던 그 길가의 용수로에서

너흰 그렇게 하루를 잇고 또 이어서

담담히 매일을 살고 있었구나

한번도 가 보지 않은 길

코로나가 아니라면 가 볼 일이 없는 길

무심한 바람과 작은 꽃나무들

사이로 발걸음을 옮긴다

사람이 안 보이면 마스크를 벗었다가

멀리 사람이 보이면 마스크를 썼다가

괜히 하늘의 솜구름을 흘겼다가

또 땅바닥의 풀들을 밟으면서

나의 하루는 이렇게 잇고 또 이어서

내일로 모레로 가고 있구나

2020년 5월

(컴퓨터를 정리하다가 2020년 5월경에 쓴 것으로 보이는 시를 발견, 수정해 올림. 2020년은 긴급사태선언으로 대학 수업이 모두 온라인으로 바뀜. 산책하는 날이 늘어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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つぶやき:블러그 정리

올 여름방학에 꼭 해야지 했던 블러그 정리. 엄두를 못 내고 있다가 오늘 드디어 블러그에 들어가 지난 흔적들을 마주했다.

먼저 히라카타 파랑새 수업일지를 다 지웠다. 이 블러그의 시작은 2007년 히라카타에서 한국어교실을 열고 학습자와 소통하기 위해 만든 거라 지난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머리를 스쳐갔다. 다들 건강하신지? 수업을 마치고 늘 갔던 커피숍은 없어졌지만, 함께 했던 '커피 타임'은 깔깔, 호호 웃음 소리와 함께 가슴 한편에 그리운 추억으로 남아 있다. 한국어교실의 마지막 수업이 2018년 3월이었으니, 마지막 수업을 하고도 3년 6개월이 지났다. 독해 자료로 블러그에 올렸던 '한국어 자료'도 다 삭제했다. 지우면서 보니, 한국어 자료는 주로 한국 신문의 칼럼이라서 그 당시 시대상과 풍경들이 고스란이 드러나는 글들이었다. 내가 자료를 올리면 몇 분이 공부 삼아 열심히 일본어로 번역해서 코멘트로 올리곤 했는데 그것들도 전부 삭제했다. 

그리고 학습자들을 위해 썼던 「한국어 초급Q&A」를 지웠다. 중급은 일단 분류에서 삭제하고 내용을 확인해야 할 듯하다. 시간이 좀 걸릴지 모르겠으나 한국어학습 관련 글은 다 정리하려고 한다. 

번역서나 학습서를 소개한 글도 지웠다. 「韓国語のつぶやき」는 100개나 됐다. 이것도 처음에는 학습자들이 알고 있는 문법 내에서 쉽게 쓴 에세이로 시작했는데 점차 어려운 글이 되어 버렸다. 지울까 해서 글을 몇 개 읽으니 그때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지나버린 애틋한 시간이 사진 한 컷처럼 선명하다. 시와 함께 당분간 남겨 두기로 한다. 

엄마가 돌아가신 뒤로는 글은 전혀 쓸 수 없는 날들이었다. 내 안의 또 다른 나와 마주할 용기가 없었기 때문이리라. 미루고 피하기만 했던 일들도 이제 좀 시작할 수 있을 듯하다.

2021. 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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