カテゴリー「詩 베껴쓰기」の6件の記事

詩: 모두로부터의 축복 / 박은지

  횡단보도 건너편에서 흔들리는 손을 오래 바라봅니다

  거리를 가로지르는 일수명함, 빚도 재산이라는 어제의 대화가 흔들립니다 빚은 바라볼수록 굳건해지고요 어떤 내일은 오늘을 정확하게 자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작은 방에서 맞잡은 두 손은 하루치 숨을 마련해 내지요.

  신호등이 서로를 바라봅니다 같은 색의 눈꼬리를 갖는 건 기쁜 일이에요 무수한 농락에 의해서도 흩어지지 않는 우리를 향해 걸읍시다 흔들리고 휘어지면서도 같은 색을 유지하도록 해요 바람에 빚진 비둘기는 하늘을 더 푸르게 하고 땅에 빚진 나무는 한낮을 더 밝게 하고 더할 수 있는 것도 뺄 수 있는 것도 없는 하루치 믿음 나의 목소리는 지금이라도 당신의 빈 가지를 거둬들일 수 있습니다. 당신은 기꺼이 나의 봄을 거둬들일 수 있습니다 모두로부터의 축복 속에 영그는 우리의 재산을 좋아합니다.

  발목을 거둬들이며 건너오는 당신을 바라봅니다
  나의 척추는 곧게 서서 그대를 맞이합니다

    (녹색평론, 2018년 9-10월호에서)

   *오래간만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시를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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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늙지 마시라, 어머니여/오영재

늙지 마시라
늙지 마시라, 어머니여
세월아, 가지 말라 
통일되어
우리 만나는 그 날까지도
이날까지 늙으신 것만도
이 가슴이 아픈데
세월아, 섰거라 
통일되어
우리 만나는 그 날까지라도

너 기어이 가야만 한다면
어머니 앞으로 흐르는 세월을
나에게 다오 
내 어머니 몫까지
한 해에 두 살씩 먹으리

검은머리 한 오리 없이
내 백발이 된다 해도 
어린 날의 그 때처럼
어머니 품에 얼굴을 묻을 수 있다면

그 다음엔
그 다음엔 내 죽어도 유한이 없어
통일 향해 가는 길에
가시밭에 피 흘려도
내 걸음 멈추지 않으리니

어머니여 
더 늙지 마시라
세월아 가지 말라 
통일되어
내 어머니를 만나는 그 날까지라도
오마니! 늙지 마시라, 어머니여….

- 오영재 지음. '40년 만에 남녘에 계시는 어머니의 소식을 듣고'

*출처 오마이뉴스 /사는 이야기 <늙지 마시라 어머니여...한국전쟁 그치지 않는 눈물 >(박도)이라는 글에 인용된 시입니다. 북에 있는 아들과 남에 있는 어머니는 결국 만나지 못하고 세상을 떴다고 합니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20925&CMPT_CD=C1500_m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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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그 사람을 가졌는가/함석현

만리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이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구명대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 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불의의 사형장에서
"다 죽여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해
저만은 살려 두거라" 일러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 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 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1947. 7/ 30)

*녹생평론(2015년 1-2월호)에 실린, <함석헌의 시-동정과 치유(3)/윤영천>에 인용된 시를 가져왔습니다. 예전에 읽은 적이 있는 시인데, 마음 속에 남아 큰 울림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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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불혹不惑, 혹은 부록附錄 /강윤후

마흔 살 너머로 이어진 세월을

본책에 덧붙은 부록 정도로

여기는지 모른다

삶의 목차는 이미 끝났는데

부록처럼 남은 세월이 있어

덤으로 사는 기분이다

봄이 온다

권말부록이른 별책부록이든

부록에서 맞는 첫 봄이다

목련꽃 근처에서 괜히

머뭇대는 바람처럼

마음이 혹할 일 좀

있어야겠다

안도현의 노트에 베끼고 싶은 시(이가서, 2006)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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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흔들리며 피는 꽃/도종환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도종환 시집 <흔들리며 피는 꽃> (문학동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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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비 내리는 밤 /도종환

빗방울은 창에 와 흐득이고

마음은 찬 허공에 흐득인다

바위 벼랑에 숨어서

젖은 몸으로 홀로 앓는 물새마냥

이레가 멀다 하고

잔병으로 눕는 날이 잦아진다

별마저 모조리 씻겨내려가고 없는 밤

천 리 만 길 먼 길에 있다가

한 뼘 가까이 내려오기도 하는 저승을

빗발이 가득 메운다

--도종환 시집 <흔들리며 피는 꽃>(문학동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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